🎲 시작은 가볍게, 끝은 무겁게
“형, 진짜 마지막 판이야. 한 판만 더 하자.”
익숙한 말이다.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끝자락, 벨라지오의 블랙잭 테이블에서 마주 앉은 우리가 그 말에 속은 건 벌써 세 번째였다. 시계는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었고, 칩은 처음보다 조금 줄었지만 아직 우리에겐 ‘한 판 더’ 할 여유가 있었다.
친구 동훈이는 원래 겁이 많다. 평소엔 계산 하나라도 손해 볼까 숫자 세느라 정신없는 타입이다. 그런데 카지노만 오면 뭔가 씌운 사람처럼 변한다. 특히 블랙잭에서 19 나오면 꼭 “딜러가 20이면 어쩔 건데!” 하면서 힛을 누른다 🤦♂️
🃏 딜러와의 눈치 싸움
그날, 딜러는 마치 기계처럼 무표정한 동양 여성 분이었는데,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. 딜러가 A를 딱 까놓는 순간, 테이블 위엔 긴장감이 흘렀다. 한 손은 17, 다른 한 손은 13. 우리 중 누구도 스탠드를 못 외쳤다.
“히트!” 동훈이가 먼저 갔다. 그리고 킹. 23 터졌다.
“형, 봤지? 한 판만 더는 없다고!” 그가 씩 웃을 때, 나도 힛 누르고 8이 나왔다. 21이었다. ✔️
딜러가 카드를 두 장 까더니 총 합 20. 나는 이겼고, 내 배팅 300불이 딱 600불로 돌아왔다. 그 순간 테이블 분위기 반전. 그런데 문제는… 그게 시작이었단 거다 😅
🤑 마법의 ‘한 판만 더’
“형! 느낌 알지? 지금 타이밍이다. 판 키워보자!”
동훈이의 한마디에 난 600불 전부 밀어넣었다. 그랬더니 테이블에 앉아있던 초면의 유럽 아저씨도 따라 배팅. 스몰 블라인드처럼 딱딱 소리가 났다. 우리 딜러는 여전히 무표정. 이번 패는 10과 A, 블랙잭이었다 🖤
칩이 순식간에 1200불로 불어났다. 동훈이는 포효했다. “이것 봐, 한 판만 더가 답이야!”
그런데, 그렇게 탄력을 받은 우리는 8판을 더 하고 없던 칩마저 구경 못 했다. 마지막 판에서 동훈이가 웃으며 말했다. “이제 진짜 마지막이다, 형.”
🎰 진짜 교훈은 따로
결과? 0. 원래 카지노에서 딴 사람은 딴 테이블, 딴 사람이다. 우리는 그냥 그것도 잊고, 습관적으로 외치는 갬블러일 뿐 😄
다음날 호텔 조식 먹으며 동훈이가 또 말했다.
“그래도 진짜 재미는 어제였지?”
난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.
“응, 근데 다음엔 ‘마지막 한 판’ 그 전에 나가자…”
갬블러의 세계는 항상 ‘한 판만 더’라는 마법 아래 산산이 부서지곤 한다. 하지만… 그 덕에 추억은 가득하니까 🎉💸